시카무스는 레벨스톡에서 캠룹스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인구 2500여 명의 작은 마을이다. 큰 도시도 아니고 딱히 특별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알버타에서 BC로 넘어가는 여행객들이 많이 들르는 도시라고 한다. 나는 지나다가 잠깐 들르게 되었는데, 로드트립 중 시간이 있거나 과일 혹은 아이스크림이 먹고싶다면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시카무스에 들어서는 길에는 Sicamous, Live More!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사진을 분명히 찍은 것 같은데 못 찾고있다. 구글에 Sicamous live more!이라고 검색하며 나오긴 함..). 이 것을 보고 나는 시카무스가 장수촌인가? 산 좋고 물 좋아서 사람들이 오래 사는걸까?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일지도 아닐지도 모른다..), 시카무스 시 홈페이지에서 보니 Live More Live Well!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듯하다. https://www.sicamous.ca/
시카무스는 슈스왑 호수(Shuswap Lake)를 끼고 있고, 하우스보트가 많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하우스보트란, 일반 보트가 아니라 집처럼 개조한 (주방과 화장실이 딸린) 주거공간용 보트인데, 땅에 붙어있는 집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한 점들도 있겠지만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가볼만 하겠다. 캐나다 하우스보트의 수도라는 시카무스에도 하우스보트를 빌릴 수 있는 업체가 몇몇 있다. 시카무스 뿐만이 아니라 하우스보트가 많은 도시에는 에어비앤비에 있기도 하다.
나처럼 그냥 지나가면서 잠시 들르는 사람들에게는 하우스보트보다는 아이스크림 가게 D Dutchmen Dairy Ltd와 과일 가게 Fruit World가 더 매력적인데, 둘이 붙어있어서 편리하다. 시카무스에 들어가기 전부터 Fruit World 입간판이 많이 붙어있기 때문에 따라 들어가면 둘 다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단 Fruit World는 (대부분) BC에서 재배한 과일들을 파는 곳인데, 로컬 과일들을 주로 팔기 때문에 여름에만 연다고 한다. 들르기 전에 구글맵 등으로 열었는지를 확인하면 좋다. 여러 종류의 복숭아와 포도, 그리고 간단한 다른 제품들도 파는데, 여기서 산 복숭아가 진짜 맛있었다. 특히 Freestone peach라고 되어있는, 복숭아 씨가 똑 떨어지는 복숭아 종도 팔고 있는데 황도도 백도도 맛있다. 어떤 것을 사야 할지 잘 모르겠을 때는 직원에게 요즘 어떤 종류가 맛있냐, 혹시 골라줄 수 있냐고 예의 있게 부탁하면 추천도 해주고 골라주기도 한다. 아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위치와 요즘 파는 과일들, 가게 내/외부의 모습, 영업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hopfruitworld.com/
과일을 좀 사고 바로 앞에 있는 D Dutchmen Dairy Ltd에 들렀다. 패밀리 비즈니스로 운영하는 목장 겸 아이스크림 가게인 듯했다. 아이스크림과 우유가 대표적인 상품이고 과자와 젤리 등도 팔고 있었다.
나는 아이스크림 하나와 우유 작은 병 하나를 샀다. 우유는 250ml 병에 들은 것인데, 병은 귀여웠지만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한국과 비교해서 특이한 점은 캐나다에서는 대체로 저지방 우유 2% milk를 많이 먹는데, 지방을 빼서 한국 우유에 비하면 좀 밍밍하다. 저지방 우유 말고 보통 우유를 사려면 Homogenized milk (짧게는 homo milk. 혹은 3.25% milk)를 사면 된다. 아쉽게도 Duchmen Dairy에는 homo milk를 팔지 않고 있어서 2%를 산 건데 역시 좀 밍밍했다.
아이스크림은 holstein milk맛과 strawberry 어쩌고 맛으로 골랐다. 둘 다 과하게 달지 않고 맛있었다.
짧은 시카무스 탐방을 끝내고 다시 길을 나섰다. 언젠가 다시 여기를 지나게 된다면 또 과일과 아이스크림을 사러 오고 싶다.